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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의 대가’ 英윌머트 박사, 복제연구 현실성 ‘경종’

2007년 1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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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술론 복제에 난자 수천개 필요

멸종위기 동물 복원시도는 난센스”


“복제는 접고 줄기세포 리프로그래밍 연구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복제의 대부’ 영국 에든버러대 재생의학연구소장 이언 윌머트 박사가 지난주 한국을 찾았다.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본지와 단독으로 만난 윌머트 박사는 줄기세포와 복제 연구에 대해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관련 분야에서 세계적 선두 과학자이기에 그의 견해는 국내 연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자리에는 과학기술부 세포응용연구사업단 김동욱(연세대 의대 교수) 단장도 참석했다.


애완동물 복제도 회의적

“복제연구에 더는 손대지 않을 겁니다. 다만 사람 항체나 의약성분 등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기 위한 연구는 필요하겠죠.”

윌머트 박사는 1996년 세계 최초로 복제 양 ‘돌리’를 만들어 복제의 대가로 이름을 알렸다. 그런 그가 동물복제 연구의 현실성에 일침을 놓았다.

국내에서는 멸종위기종을 복원하거나 애완동물을 생산하기 위한 동물복제 연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윌머트 박사는 “현재 기술로 멸종위기종 복원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았다. 현재의 기술은 난자 수천 개를 필요로 할 정도로 효율이 낮은데, 멸종동물이나 희귀종에서 그만큼의 난자를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분류학적으로 가까운 다른 동물의 난자를 이용한다고 해도 정상적인 발생이 가능한지는 수많은 실험을 거쳐야 알 수 있다.

최근 경상대 생명공학부 공일근 교수팀은 살쾡이의 체세포와 고양이의 난자를 융합해 복제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공 교수는 “서로 다른 종이나 속 간 복제가 어렵다면 그 정확한 이유를 밝히는 것도 과학의 몫”이라고 말했다.

윌머트 박사는 또 “애견을 복제한다 해도 외모만 거의 동일할 뿐 성격은 전혀 다를 것”이라며 애완동물을 ‘되살리는’ 목적의 복제 프로젝트에도 회의적인 견해를 보였다.


역분화 줄기세포, 당뇨병 적용 무리

“체세포를 리프로그래밍(역분화)해서 배아줄기세포를 생산하는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어요. 체세포 복제보다 이 방법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확신합니다.”

역분화에는 수많은 인간 난자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윌머트 박사는 2년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체세포 복제로 배아줄기세포 생산을 시도한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팀에 공동연구를 제안할 정도로 복제 기술에 대한 믿음이 확고했다. 그러나 이제는 생각이 분명히 달라졌다.

수정란에서 만들어진 배아줄기세포는 각종 장기를 이루는 체세포로 ‘분화’한다. 체세포를 배아줄기세포로 되돌리는 것이 바로 ‘역분화’. 세포 분화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셈이다.

다만 이 줄기세포를 당뇨병이나 척추 손상에 적용하려면 어려움이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당뇨병에 걸리면 인체가 자기 세포를 스스로 계속 파괴한다. 이런 환자에게 줄기세포를 주입해도 줄기세포가 파괴될 우려가 있다는 것. 또 척추가 손상되면 그 직후 곧바로 치료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역분화 기술을 이용해 환자의 체세포로 줄기세포를 만들기까지는 현재 두 달 정도 걸린다.

김 단장은 “역분화 기술로 발생 초기 세포로 되돌리면 체내 여러 종류의 세포로 분화하는 능력을 갖게 되고(배아줄기세포의 장점), 자신의 체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면역거부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성체줄기세포의 장점)”고 설명했다.


“질병 치료뿐 아니라 다양한 목표 설정해야”

“과거에는 줄기세포 연구의 목적이 난치병 치료에 국한됐지만 이제는 질병 메커니즘 연구나 신약 개발, 기초 발생학 연구 등 여러 분야에 활용되는 쪽으로 바뀌고 있어요. 이에 맞춰 연구 방향도 다양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12일 열린 ‘한국-스코틀랜드 줄기세포 워크숍’에서 윌머트 박사팀과 세포응용연구사업단은 공동연구를 위한 정기 심포지엄을 열고 학생과 연구원을 서로 파견하자는 데 합의했다.

김 단장은 “2년 전 논문조작 사건 때문에 체세포 복제가 줄기세포 연구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남아 있다”며 “줄기세포가 생명공학과 의학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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