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 부산광역시청 녹지정책과

은행과 백화점에 가면 오싹한 냉방을 만끽할 수 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모두 옛일. 정부가 올해 발표한 2010년 에너지 절약 대책에 따라 냉방을 하는 모든 건물에서 26℃가 넘지 않도록 의무화한 것이다. 그렇다면 에너지를 아끼면서도 시원한 여름을 보내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 송두삼 교수는 “창문을 잘만 응용하면 맞통풍이 가능해져 체감기온을 시원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로 마주 보는 두 창문을 열어 바람길을 뚫어 주라는 뜻이다.
실제로 건축가 마이크 피어스는 맞통풍이 가능한 아프리카 흰개미집의 원리를 응용한 에너지 절약형 냉방 시스템을 설계했다. 흰개미집은 찬 공기가 아래로부터 들어와 더워진 공기가 위로 나가는 방식으로, 39℃를 웃도는 바깥 기온에도 실내 온도를 30℃로 유지할 수 있다. 호주 멜버른에 있는 CH2, 짐바브웨의 이스트게이트 쇼핑센터가 모두 그의 작품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는 여름철에 얇은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쳐서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막는 방법을 권장한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은 집안 전체 열의 20~30%나 된다. 따라서 창문으로 들어오는 직사광선을 막아 주는 것만으로 실내 온도가 약 2℃ 낮출 수 있다. 창문 밖에 차양을 설치하면 더욱 확실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한다.
진짜 커튼 대신 ‘녹색’ 커튼을 드리우는 방법도 있다. 건물의 벽에 담쟁이 넝쿨 등을 가꿔 태양으로부터 건물에 내리쬐는 직사광선을 흡수하고, 증산작용으로 실내 온도를 2~3℃ 낮춘다. 이러한 녹색커튼의 효과가 일본의 후쿠오카에서 먼저 밝혀짐에 따라, 우리나라의 부산과 천안 등에서도 나팔꽃 녹색커튼 만들기 사업이 한창이다.
이 밖에도 차가운 얼음을 활용하는 냉방, 기화열을 이용하는 냉방 등 알아두면 유용한 에너지 절약형 냉방법은 ‘어린이과학동아’ 8월 1일자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성나해 동아사이언스 기자 snh01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