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년 12월 26일 태국을 덮친 지진해일. 사진 출처:David Rydevik

지난 주말 칠레 앞바다에 강한 지진이 발생하자 태평양 연안국들은 긴급대피령을 내렸다. 지진에 뒤따르는 지진해일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다행히 일본과 하와이에 1~2m의 지진해일을 일으켰을 뿐 큰 피해는 없었다.
기상청은 칠레 지진이 진도 8.8로 위력은 대단했지만 해안에서 5km 떨어진 수심이 얕은 곳에서 발생해 지진해일의 피해는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진해일은 지진과 같이 물을 아래위로 강하게 흔드는 사건이 있을 때 발생한다. 수심이 깊은 바다에서 지진이 일어나면 그 위의 바닷물을 뒤흔들어 강력한 파도의 에너지가 해안을 덮친다. 남해의 평균 수심은 100m 밖에 되지 않는다. 영화 ‘해운대’에서처럼 일본 쓰시마가 가라앉는다고 해서 해운대에 큰 지진해일이 일어나긴 힘든 이유다.
깊고 먼 바다에서 발생한 지진해일의 속도는 시속 800km나 된다. 1만8000km나 떨어진 칠레에서 일어난 지진해일이 하루 만에 우리나라에 와 닿을 수 있는 것이다.
처음 지진해일이 일어난 곳의 파도는 한번 출렁이는 거리 즉 파장이 360km나 된다. 대신 이 때 파도의 높이는 수십 cm에 불과하다. 하지만 해안에 가까울수록 수심이 얕아지면서 속도는 줄어든다. 지진해일의 속도가 수심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속도가 느려지면 파도가 출렁이는 거리가 짧아지면서 파도가 겹쳐져 파도가 세진다.
또한 파도의 높이는 수심과 반비례 관계에 있기 때문에 얕은 바다에서 파도는 높아진다. 해안가에서 10m가 넘는 지진해일이 일어나는 원인이다. 파도의 밑 부분은 바닥의 마찰력 때문에 위쪽보다 속도가 느려 꼭대기가 먼저 나가면서 해안가를 덮친다.
우리나라에선 수심이 깊은 동해가 지진해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동해는 수심이 2km나 되고 일본 서쪽에서 일어난 강한 지진의 영향을 직접 받는다. 이미 1993년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의 영향으로 동해안에서 지진해일이 일어난 적이 있다. 1983년에도 일본의 지진 때문에 동해안에서 4m의 지진해일이 일어나 1명이 죽고 2명이 실종되기도 했다.
다행히 지진해일은 미리 예측해 대비할 수 있다. 일본 후쿠오카에서 진도 7.0의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우리나라 해안에 지진해일이 도착하려면 적어도 30분의 시간이 걸린다. 그 사이에 과거의 지진해일의 도달시간과 파도의 높이를 미리 계산한 값을 바탕으로 10분 내에 경보를 발생할 수 있다.
수학동아 3월호에서는 지진해일뿐 아니라 태풍, 화산과 같은 재난을 예측하는 수학적 원리를 자세히 만날 수 있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