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카락에서 얻은 유도다기능줄기세포(iPS)를 형광염색물질로 염색한 모습. 사진 제공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
손오공처럼 머리카락을 뽑아 줄기세포를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스페인 재생의학센터 후안 카를로스 이즈피수아 벨몬트 박사팀은 “머리카락을 구성하는 단백질(케라틴)을 만드는 세포인 케라티노사이트 100개를 이용해 1개의 유도다기능줄기세포(iPS)를 얻는데 성공했다”고 생명공학 분야의 국제저널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지난달 17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iPS는 체세포를 분화 초기 상태로 되돌려 배아줄기세포처럼 인체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유도한 세포. 배아나 난자를 이용하지 않아 생명윤리 문제가 없어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신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케라티노사이트에 특정 유전자 4개를 넣고 10일 동안 배양한 결과 사람의 배아줄기세포와 비슷한 iPS를 얻었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든 iPS를 심근세포와 신경세포 등으로 분화시키는데도 성공했다.
사람의 체세포로 iPS를 처음 만든 건 2007년 일본 교토대 신야 야마나카 교수팀과 미국 위스콘신대 제임스 톰슨 교수팀.
벨몬트 박사는 “미국과 일본이 처음 만든 iPS는 1만개의 피부세포로 3, 4주 만에 하나를 얻은 것”이라며 “우리 연구팀은 이보다 생산효율을 100배 높이고 시간은 절반 이하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부세포와 케라티노사이트의 유전자를 비교해 보니 케라티노사이트가 배아줄기세포나 iPS의 유전자와 비슷한 부분이 더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효율이 높아졌다는 게 연구팀의 추측이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