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라인’(Line)이라는 말이 유행이었다. 특히 방송 예능 프로에서 ‘이경규 라인’이니 ‘유재석 라인’이니 하는 말들이 팬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이를 모티브로 <라인업>이라는 프로그램도 만들어졌다. 이는 우리 사회의 줄서기 문화를 빗댄 것이지만, 꼭 출세를 위해 줄을 서란 법은 없다. 라인을 잘 타면서 마냥 신나게 달리기만 하는 ‘라인트레이서’처럼 말이다.
‘라인트레이서’는 흰색 바닥에 검은 줄을 그으면, 그 줄을 따라 달리는 로봇 자동차다. 적외선 센서가 있어, 바닥에 쏜 적외선이 반사되는 양으로 색을 구별한다. 검은색은 빛을 흡수하는 반면 흰색은 반사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적외선을 쏘아 많이 반사되면, 센서는 대상이 흰색에 가깝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라인트레이서는 이처럼 색을 구별하면서 검정색 선을 따라 달린다.
제품의 종류는 다양해서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우선 2만 원대 제품에는 로봇완구업체 그랜드포트(주)에서 만든 ‘따르미V’와 전문 플라모델 업체 아카데미과학(주)에서 선보인 ‘라인X-Ⅱ’가 있다. 따르미V는 2008년 신형 제품으로 초보자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전국청소년과학탐구대회 등 각종 로봇과학 경진대회의 초등부에 적합한 규격이다. 곡선 주행이 가능하며, 속도도 조절할 수 있다. 라인X-Ⅱ역시 과학경진대회에서 많이 사용되는 제품으로 속도가 빠르다는 평을 듣는다. 선을 따라 이동하다 선에서 벗어난 경우 근처 검정색 선을 스스로 찾아가는 특징이 있다.
일본 과학완구업체 엘레키트社에서 만든 ‘하이퍼 라인트레이서’는 6만 원대로 성능뿐만 아니라 깔끔하고 귀여운 디자인이 돋보인다.
로봇완구업체 로보블럭에서 선보인 ‘뉴 라인트레이서’와 그랜드포트(주)에서 만든 ‘따르미 프로’는 10만원이 넘는 고가 제품이다. 사용자가 짠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는 CPU가 별도로 있는 게 저가형과는 다른 점이다. 교차로를 만나면 유턴을 한다든지, 램프를 깜빡인다든지 하는 다양한 동작을 사용자가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정할 수 있다. C 언어로 간단한 프로그램을 작성한 뒤 PC와 라인트레이서를 케이블로 연결해 CPU에 저장하면 된다.
라인트레이서는 과학교구로서 충분한 교육 효과를 보여준다. 방과후 수업으로 로봇제작과학을 가르치는 강미희 강사(경기 부천시 상지초교)는 “아이들이 라인트레이서의 적외선 감지를 배우면서 자동문 같은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적외선 센서의 원리를 이해하게 된다”며 “적외선 감지를 통해 만들어진 전기 신호가 내부 논리회로를 거쳐 바퀴에 연결된 모터를 회전시키는 하나의 과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영표 동아사이언스 기자ㆍsypyo@donga.com |